디즈니·픽사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넘어, 인생과 감정, 존재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하는 스토리텔러로 평가받습니다. 그중 업(Up, 2009)과 소울(Soul, 2020)은 모두 삶의 의미를 다루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업은 상실과 회복을 통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이야기하고, 소울은 태어나기도 전의 존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철학적 시선을 담아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작품이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비교 분석하며, 그 공통점과 차이를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메시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업 – 상실 이후의 삶을 마주하는 이야기
업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아내 엘리를 잃은 노인 칼 프레드릭슨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는 아내와의 약속이 담긴 ‘파라다이스 폭포로의 여행’을 위해, 집에 풍선을 매달고 하늘을 나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이 영화는 ‘죽음’ 자체보다, 죽음을 겪고 난 후의 삶에 더 집중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 남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칼은 처음엔 과거에만 머물러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들(러셀, 덕, 케빈 등)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다른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업은 회복과 재출발, 즉 "상실이 끝이 아님"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엘리의 사진첩에 남겨진 마지막 메시지 "이제 당신만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세요"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명장면입니다.
소울 –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철학적 여정
반면 소울은 삶이 시작되기도 전, 혹은 죽음 직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 조 가드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태어나기 전의 영혼 세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오랜 시간 지구에 가기를 거부한 영혼 22번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여정을 겪습니다.
소울은 외적으로는 환상적이고 유쾌한 애니메이션 같지만, 그 내면은 깊은 실존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 직업이 곧 삶인가?
-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삶도 가치 있는가?
조는 ‘뮤지션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자신의 인생 목적이라고 믿었지만, 결국엔 일상 속 작은 감각들 – 하늘, 맛, 바람, 소리 – 이 삶의 진짜 의미임을 깨닫습니다.
이처럼 소울은 삶의 목적보다 ‘살아있음’ 자체의 감각에 집중하며, 철학적인 질문을 시청자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유도합니다.
업 vs 소울 – 삶에 대한 접근 방식의 공통점과 차이
구분 | 업 (Up, 2009) | 소울 (Soul, 2020) |
---|---|---|
중심 주제 | 상실 후의 삶, 회복 | 삶의 의미, 존재 이유 |
주인공의 위치 | 인생 후반부, 상실을 경험한 노인 | 인생의 시작점, 꿈을 좇는 성인 |
삶에 대한 접근 |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 목적에서 벗어나 순간으로 |
감정 표현 방식 | 시각적 은유와 관계 중심 | 대화와 철학적 설정 중심 |
주요 메시지 | "지금도 새로운 모험은 가능하다" |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가치 있다" |
두 영화는 모두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룹니다. 하지만 업은 감정 중심의 따뜻한 관계 회복 서사이고, 소울은 추상적인 개념과 감각에 초점을 맞춘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공통적으로는 삶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론: 지금, 당신은 삶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업과 소울은 각각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업이 따뜻한 위로가 되고,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소울이 조용한 안내자가 되어줍니다.
삶은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두 작품 모두 그 사실을 잊고 있던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을 조심스럽게 되살려줍니다. 어떤 순간에 계시든, 이 두 영화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