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고마운 줄 몰랐던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 아침 햇살, 그리고 평범한 일상.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이 모든 것의 소중함을 담담히 전하는 작품입니다. 화려하거나 극적이지 않지만, 마음을 가장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영화. 일상의 아름다움을 잊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여행보다 더 특별한, 일상의 기적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 분)은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가족 남성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처음엔 그 능력을 이용해 연애에 성공하려 하고, 실수를 되돌리고자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깨닫게 됩니다. 진짜 중요한 건 실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오늘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SF적인 설정을 활용하지만, 스토리의 핵심은 ‘과거를 바꾸는 능력’보다 ‘현재를 사랑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팀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과정 속에서 관객은 ‘내 삶도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라는 깊은 공감을 느낍니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인생은 충분히 아름답다. 이 영화는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현실의 가치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사랑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 가족과의 하루하루
‘어바웃 타임’의 가장 큰 감동 포인트는 연인과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에도 진심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팀과 아버지(빌 나이 분)의 관계는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자가 함께 했던 마지막 산책 장면, 그리고 "우리는 매일을 두 번 살아야 해"라는 대사는 이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가족과 함께 보낸 사소한 일상, 놓치고 싶지 않은 작은 순간들. 이 영화는 그 모든 것의 가치를 상기시켜 줍니다. 돌아가고 싶은 어느 날이 있다면, 그날은 거창한 날이 아니라 아무 일도 없던 평범한 날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영화는 속삭이듯 알려줍니다. 가족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가 많지만, ‘어바웃 타임’처럼 슬픔과 따뜻함이 함께하는 감정의 밀도를 가진 작품은 드뭅니다.
오늘 하루를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
‘어바웃 타임’은 거대한 드라마도, 충격적인 반전도 없습니다. 대신 이 영화는 관객이 스스로 감정의 결을 따라가도록 조용히 안내합니다. 팀이 마지막에 택한 삶의 방식은 단순합니다.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처음인 것처럼, 그리고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 철학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우리의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만듭니다. 같은 커피, 같은 사람, 같은 대화지만, 마음을 다해 느끼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말합니다. 감정이 무뎌졌을 때, 인생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 ‘어바웃 타임’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조용한 자극이 되는 영화입니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설정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것.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삶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일 것입니다.